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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일기

아이의 소중한 그림을 손코팅으로 보관하기

by 베리맛사탕 2022.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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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그린 그림, 혹은 색칠공부 도안에서 마음에 들어 보관하고 싶어 하는 것들을 모아두었다가 손코팅을 해 줍니다.

어릴 때 문구점에 가서 코팅을 해 본 기억이 있으신가요? 예쁜 낙엽을 주워 코팅을 한 적도 있고, 주기율표를 책상 앞에 붙여두고 외우려는데 그 종이가 망가지지 않게 하려고 코팅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코팅이란 뜨거운 열을 가해주는 기계와 특수한 비닐이 필요하다고 알았고, 언젠가부터는 코팅이라는 걸 잊고 살아왔네요.

아이가 코팅해 달라 지정한 그림들



아이를 낳고 친구들과의 대화가 90% 이상 육아 이야기로 채워졌습니다. 그 때 손코팅이라는 말을 들어보았습니다. 종이로 된 낱말카드 같은 것을 만들어주기 위해 손코팅을 했다고 합니다. 이른바 엄가다입니다. 엄마표 노가다.

손코팅이 뭐야? 하고 물으니 기계 없이도 할 수 있는 코팅이랍니다. 와 그런 걸 해주다니, 넌 참 부지런한 엄마다 라며 잊었습니다. 그 후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더니 종종 교구를 받아옵니다. 아이 친구의 엄마에게서 오랜만에 또 손코팅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받아온 교구들이 너덜너덜해져 있습니다. 코팅을 했다면 좀 더 내구성이 좋았을 겁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색칠공부 책에 카드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이것을 보관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캐치티니핑의 로미가 각종 프린세스로 변신한 모습이 담긴 카드였지요. 이름표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냥 오려서 고리를 달면 하루는커녕 한 시간도 못 가 너덜너덜 찢어질 게 예상됩니다. 그 손코팅이라는 거, 나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싼 기계를 들여야 하는 것도 아니고, 비닐만 사면 됩니다. 주부들의 친구 쿠팡에 들어가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100장에 만 원 정도 하는 것을 골라보았습니다. 두고두고 오랫동안 쓸 수 있겠군요.



만화 주인공 얼굴 그려진 종이 따위에 이런 정성을 쏟다니, 어릴 적 오빠들의 얼굴로 가득한 필통 만들 때보다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와 같은 경험 하신 분들 혹시 계신가요? 두꺼운 종이로 필통을 만들어 좋아하는 오빠들의 사진을 잔뜩 붙여 들고 다녔던, 책상에 오빠들 사진 붙이고 그 위에 비닐로 덮었던 경험 해 보셨나요. 자꾸 나이가 드러나니 그만하겠습니다.

코팅을 진행해봅니다. 코팅지를 한 장 꺼내 그 위의 덮개 필름을 살살 벗겨내고 종이를 올린 뒤 필름을 덮습니다. 조심조심 오리는데 자꾸 필름이 벗겨집니다. 왜 그럴까요? 혹시 불량일까요.

방법이 잘못되었던 거였습니다. 덮개 필름은 그냥 버리고 새 코팅지로 덮어야 합니다. 즉 코팅을 한 번 할 때 코팅지 2장이 들어가게 됩니다. 코팅지 2장, 둘 다 필름을 벗겨내서 접착면 위에 그림을 올리고 그 부분에 다른 접착면이 붙도록 해야 합니다. 사용법을 미리 숙지해두지 않았더니 일하는 시간만 늘어났습니다.

그렇게 프린세스 로미, 아니 프린세스 하트와 프린세스 멜로디 등의 얼굴이 새겨진 이름표를 만들어 주니 아이가 너무너무 기뻐합니다. 그래, 이런 사소한 걸로도 아이가 행복해한다면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지요.

그 후, 아이는 마음에 드는 종이가 있으면 가져옵니다. 자기가 그린 그림, 색칠 도안에서 오린 그림 등을 식탁 옆 지정석에 올려두면 모아두었다가 저와 1차 선별작업을 거칩니다. 처음에는 오래오래 보관하고 싶었다 해도, 다시 보면 그때와 마음이 달라졌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신중하게 간택된 그림들만이 코팅지 사이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반짝반짝캐치티니핑 쥬얼하트윙폰


위의 사진은 쥬얼하트윙폰이 출시되기 전, 어느 금손이신 어머님께서 블로그에 올려주신 도안으로 만들었던 책 타입의 쥬얼하트윙폰입니다. 4장의 도안을 섬세하게 오리고, 두 장을 풀로 붙이는 등 엄마의 노력, 아니 노가다를 요구한 결정체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아이가 즐거워할 것을 생각하며 열심히 만들어보았습니다.

여기에서도 손코팅지가 빛을 발했습니다. 저희 집 프린터기에 쓸 수 있는 용지는 A4밖에 없었습니다. 오래된 프린터라 두꺼운 종이가 인쇄될지 모르는데 덜컥 구입을 할 수도 없었고요. 그러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기도 하겠지요.

보석티니핑의 카드를 넣는 부분에는 빳빳한 비닐이 필요했습니다. OHP 필름 아시나요. 예전에 학교에서 수업을 할 때 선생님께서 한 장씩 프로젝터 같은 기계 위에 올려 필기를 대신하던 신문물이 있었지요. 옛날이야기 그만하겠습니다.

아무튼, 여기에 손코팅지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책의 겉표지에 해당하는 맨 앞과 뒤에도 코팅지를 붙여주었습니다. 테두리를 남기지 않고 종이와 딱 맞춰 잘랐는데도 코팅지가 떨어지지 않고 잘 붙어있어 내구성을 높여주었습니다.



모든 장난감이 그렇듯, 저 종이 쥬얼하트윙폰도 얼마 못 가 잊혔습니다. 진짜 쥬얼하트윙폰을 갖기 한참 전부터요. 그래도 가끔 들고 와서 보석티니핑 카드를 펼쳐 읽어보곤 합니다. 한글을 읽을 줄 알게 되니 티니핑의 보석이 무엇인지 아느냐며 제게 묻기도 합니다.

몇 번 하다 보면 손코팅은 손에 익어 쉬워집니다. 오히려 가위질을 하는 게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아이가 자기의 그림으로 인형놀이를 하며 뿌듯해하는 모습을 본다면, 이 정도는 얼마든지 더 해 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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