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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약

두 번째 먹는 코로나 치료제, 라게브리오 긴급 사용 승인

by 베리맛사탕 2022.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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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 가능한 먹는 코로나 치료제로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있습니다. 이에 이어 두 번째로 먹는 치료제가 긴급사용 승인되었습니다. 이 약의 이름은 라게브리오입니다. 성분은 Molnupiravir(몰누피라비르)입니다.

 

출처 : pixabay.com

 

머크사에서 개발한 이 약은 캡슐제입니다. 한 알에 200mg의 몰누피라비르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1회 4캡슐 복용하며 1일 2회 복용합니다. 12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면 되고 총 5일간 복용하게 됩니다. 증상 발현 5일 이내, 최대한 빨리 복용해야 합니다. 식사 전, 후와 상관없이 먹을 수 있는 약이며 실온에 보관합니다. 

 

18세 미만의 어린아이와 청소년, 임산부와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 수유부는 라게브리오를 복용할 수 없습니다. 수유를 해야 하는 경우라면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수유를 하지 말아야 하며, 마지막 약을 먹은 후에도 4일간은 모유를 먹이지 않도록 합니다. 또한 피임이 권고되는데 마지막 약 투여 후 여성은 4일, 남성은 3개월간 피임을 해야 합니다.

 

현재 국내 코로나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팍스로비드의 물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처방이 나와도 약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정부는 팍스로비드를 추가로 도입하는 것 외에도 몰누피라비르 성분의 라게브리오를 긴급사용 승인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팍스로비드의 물량 부족만이 그 이유는 아닙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 치료제인 베클루리주나 렉키로나주의 경우 주사제이므로 병원에서만 투여가 가능합니다. 먹는 약이 있어야 재택치료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감염병 유행시 먹는 약이 개발되면 '게임 체인저'라 불리게 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재 경구 치료제로 사용 중인 팍스로비드는 병용금기 약물이 23종에 달합니다. 

 

 

(광)

 

 

라게브리오는 백혈병 약은 클라드리빈 이외에는 현재 알려진 병용금기 약물이 없습니다. 따라서 기존 치료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자, 고위험군의 경증 ~ 중등증 성인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약의 선택지가 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 약은 지난해 11월 영국, 12월에 미국에서 사용되는 등 이미 15개 국가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거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상태입니다. 긴급사용 승인이란 감염병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 수입자가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료제품을 공급하는 제도입니다. 이미 지난해 11월 17일, 질병관리청이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했고, 식약처의 검토 후 승인을 받게 되었습니다. 

 

라게브리오의 성분인 몰누피라비르도 완벽하게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 약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식약처에서 면밀한 검토 후에 제한적인 사용이 승인되었듯이, 이미 사용 승인을 받은 미국에서도 FDA에서 찬성과 반대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약의 작용원리입니다. 팍스로비드는 단백질 분해 효소를 억제해 바이러스가 증식할 때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게 합니다. 이에 반해 라게브리오는 리보핵산 유사체로서 RNA 복제 과정을 방해합니다. 대사를 거쳐 cytidine의 유사물질로 변해 바이러스의 복제 과정에서 RNA의 사이티딘 대신 들어갑니다. 정상적인 사이티딘이 아닌 다른 물질이 들어가 있으므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유전체 복제가 제대로 되지 않고, 바이러스의 증식이 억제되어 사멸합니다.

 

유전체 복제 과정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것이므로, 인체의 세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또한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입원 가능성을 50% 낮출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였으나 FDA의 평가에서는 30% 정도만 낮출 수 있다는 점도 반대 의견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약을 사용했을 때의 이득이 잠재적인 위험보다 크기 때문에 긴급 사용이 승인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사망률 등을 감안한다면, 제한적으로라도 약을 사용하는 편이 낫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팍스로비드는 중증의 간장애, 신장애를 가진 환자에게 사용이 불가하고, CYP3A와 연관된 약물과 함께 복용할 수 없습니다. 다양한 약물이 병용금기이므로, 고위험군이지만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아 복용할 수 없는 환자가 많습니다. 이제 라게브리오가 사용 승인되었으므로,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www.reuters.com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몰누피라비르는 RNA의 복제 과정에서 사이티딘 대신 작용합니다. 따라서 태아의 발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 약물에 노출된 정자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에 대한 실험 결과도 없습니다. 따라서 임산부에게는 사용하지 않으며, 가임기 여성은 복용 기간 동안 피임해야 합니다. 마지막 약 복용 후 여성은 4일, 남성은 3개월간 피임을 해야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또한 라게브리오는 뼈 성장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18세 미만의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팍스로비드의 경우에는 12세 이상 환자가 복용 가능합니다.

 

코로나 환자가 여전히 많습니다. 현재 먹는 약이 2가지 긴급 사용 승인되었으나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린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약이 없기 때문입니다. 라게브리오나 팍스로비드는 고위험군인 경우에나 처방이 되고, 심지어 소아는 연령조차 해당되지 않습니다. 하루빨리 어린이들도 복용이 가능하고, 어른들도 손쉽게 처방 받아 먹을 수 있는 약이 개발되거나 발견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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