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편식을 한다면 외식, 여행에 제한이 있습니다. 저희 집 아이와 외식하려면 가장 만만한 곳이 우동집이지요. 커가면서 안 먹던 음식에도 도전하여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외식메뉴 정하기가 힘이 듭니다.
간식은 좋아하지만 입이 짧은 아이, 편식하는 아이와 함께한 제주여행에서 무엇을 먹었는지 기록해 봅니다.
1일차.
아침 겸 점심 : 김포공항 던킨도넛, 3층 푸드코트
오후 1시 30분경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11시쯤 김포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아점을 먹고 출발할 생각으로 시간을 넉넉히 잡았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짐을 부친 뒤 바로 들어가지 않고 공항 내부를 둘러보았습니다.
짐을 부치고도 혹시 수하물에 부적합한 물건이 있으면 찾으러 가야 할 수 있으니 5분 정도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겸사겸사 둘러보던 중, 아이가 도넛을 발견하고는 먹고 싶다 합니다.
던킨도넛에서 핑크색의 아이싱이 입혀진 하트모양 도넛을 하나 먹었습니다.
도넛을 먹으며 푸드코트가 있는 3층으로 올라가 보니, 아이가 먹을만한 메뉴는 우동뿐입니다. 우동은 입구가 따로 있는 돈가스집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저는 돈가스보다 한식이 끌리더군요.
로봇김밥이라는 매장의 온누들이 그나마 아이가 먹을만한 메뉴인 것 같아 주문했는데,
이런... 받고 보니 다이어트 할 때 먹는 투명한 국수입니다. 컵누들에 담겨있는 그 면입니다. 아이는 처음 몇 입은 괜찮다며 먹더니 그만 먹습니다. 도넛 하나를 다 먹은 데다가 자기 입맛에 썩 맞지 않는 국수이니 먹다 말고 그 안에 들어있던 어묵과 제가 시킨 순두부정식에 함께 나온 흰밥을 먹었습니다.
순두부찌개도 건더기가 적고 국물이 밍밍한 편입니다. 그냥 얼큰한 국물이 너무 먹고 싶은 경우라면 먹을만합니다.
간식 : 동문시장 소금빵, 떡
제주에 도착하고 호텔에서 잠시 쉬다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을 둘러보고 동문재래시장을 갔습니다. 시장을 구경하며 아이에게 기념품을 사주고 간식도 사 먹을 생각이었는데, 입 짧은 아이는 먹기보다 구경에 정신이 팔렸습니다.
이 엄마는 당떨어져서 너무 힘들다며 낱개로 포장된 떡을 하나 사 먹는데 아이는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동문시장 다이소 옆의 빵가게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소금빵을 발견해 사주었습니다. 먹거리만 모여있는 야시장도 있었는데 간식처럼 두 세입 간단하게 먹을 만한 건 없더군요. 돼지고기구이 꼬치 하나를 겨우 발견해 사 먹었는데, 너무 질겨서 뭐든 잘 먹는 저도 반 먹다가 포기하였습니다.
저녁 : 맥도날드
동문시장에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올 만한 거리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흑돼지거리가 있는데, 아이에게 저녁으로 흑돼지 구이를 먹을까 물어보니 싫다 합니다.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사자 하며 돌아오는데 맥도날드가 있습니다!
저는 버거세트, 아이는 치즈스틱을 골랐습니다. 아이가 햄버거를 먹지 않지만, 패스트푸드점의 치즈스틱은 아주 좋아합니다. 사들고 오며 편의점에서 간식과 출출하면 먹을 컵라면을 구입하였습니다. 제 버거세트의 감자튀김은 아이 몫입니다.
한국엄마의 마음은 쌀밥에 반찬을 먹여야 뭔가 먹인 기분이 들지만! 편식하는 입 짧은 아이이니 뭐라도 먹고 배가 안고프다고 하면 만족해야 합니다.
일을 하느라 따로 밤늦게 도착한 아이아빠도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를 사 왔습니다.
솔직히, 첫날 먹은 메뉴 중에 동문시장 소금빵과 이 맥도날드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2일 차.
아침 : 리젠트마린제주 조식
둘째 날 아침은 숙소의 조식을 신청해 먹었습니다. 숙소 예약 시 조식을 같이 결제하면 약간 저렴합니다. 비즈니스호텔 조식에서 볼 법한, 종류가 많지 않으나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형태의 조식입니다. 심지어 갈치구이도 나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빵과 버터를 먹고, 흰 밥에 갈치구이까지 먹으니 엄마 마음이 안정됩니다.
간식 : 드르쿰다 말빵
붕어빵과 비슷한데 패스츄리입니다. 아이가 간식으로 먹었습니다.
늦은 점심 : 고집돌우럭
다음 숙소가 중문 쪽이라 근처의 식당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조식으로 아이에게 갈치구이를 먹였지만 엄마아빠도 갈치조림이 먹고 싶으니까요.
매운 갈치조림과 아이가 먹을 생선구이(주로 고등어 혹은 갈치)가 나오는 식당을 몇 군데 찾아보다가 지난번 제주여행 때 공항 근처의 고집돌우럭을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나 이번에는 중문점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10세 이상 1인 1 메뉴 주문해야 합니다만 저희는 아이가 아직 어려 해 2인을 주문하였습니다. 메뉴이름이 산, 해, 진, 미 인데 가장 기본인 산을 시키려다 수육과 튀김이 추가되어 나오는 해를 주문하였습니다.
해에 있는 수육, 튀김보다는 기본구성인 옥돔구이가 정말 맛있어서 아이가 잘 먹었습니다. 세트메뉴도 좋지만 그냥 옥돔구이가 추가메뉴로 구성되어 한 마리 더 시킬 수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우럭조림 국물을 밥에 비벼먹으니 너무 맛있더군요.
야식 : 치킨
쓱 어플에서 숙소를 예매할 당시, 2박 이상이면 치킨이 제공된다 하였습니다.
치맥세트인데 아이 아빠는 술을 먹지 않으므로 혹시 콜라로 바꿔주실 수 있는지 여쭈어보았습니다. 확인해 보고 가능하면 바꿔서 갖다 주시겠다고 합니다.
맛있는 치킨과 감자튀김이 왔습니다. 아이는 퍽퍽살만 먹는데 이 치킨은 쫄깃살이 대부분입니다. 식구 세 명이 다 가슴살파이지만 엄마 아빠는 다리살도 먹긴 하는데 아이는 가차없습니다. 식감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거든요.
괜찮습니다. 감자튀김이 많이 있으니까요.
조선호텔답게 맥주도 SSG랜더스입니다.
물, 콜라, 맥주로 짠!
3일 차.
아침 : 맥모닝 세트
제주 현지인처럼 또 맥도날드를 이용했습니다. 솔직히 만족스러워서 다음에 제주여행을 가서도 메뉴를 딱히 고르지 못할 때에는 그냥 맥도날드를 갈 것 같아요.
조선호텔 근처에 맥드라이브가 있어서 남편이 맥머핀과 팬케이크를 사 오고 객실 내 서비스로 비치된 커피를 내려 함께 먹었습니다. 아이가 맥모닝의 팬케이크를 먹더니 너무 맛있다며 잘 먹었습니다.
점심 : 새물국수 SET A
3일 차에는 제주도 서쪽 부분을 주로 돌아보았는데 점심으로 고기국수를 먹자 하여 방문한 새물국수입니다. 비빔국수와 수육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가장 기본인 고기국수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저녁 : 다다익고 호텔더본점
중문의 호텔더본 근처에 위치한 흑돼지 정육식당 다다익고입니다.
어느 식당을 가야 하나 찾아보다가 '제주도 백종원'으로 검색하고 찾은 곳입니다. 아이가 돼지고기 구워 먹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부부가 고기구이집을 가려면 멸치국수나 계란찜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계란찜이 있더군요.
고기도 맛있지만 특히 저 소시지가 맛있었습니다.
4일 차
아침 : 그랜드 조선 제주 조식
숙소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았으나 기왕 왔으니 조선호텔 조식을 먹기로 했습니다. 아이는 키즈스테이션에 있는 찐빵이 가장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예전에 와서 동물모양의 찐빵을 먹었던 것을 기억했는지 이번에도 여러 개 가져와 잘 먹었습니다.
종류가 정말 다양하고 맛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여기는 당근주스가 정말 맛있습니다. 아이도 키즈스테이션에 있는 음식뿐 아니라 요거트, 각종 빵 등 여러 가지를 가져와 잘 먹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커피와 디저트까지 먹어줍니다.
간식 : 이니스프리 커피, 아이스크림
오설록의 다양한 녹차메뉴가 궁금했지만 아이가 오설록 건물의 냄새도 맡기 싫어하여(건물에 들어가면 나는 차 향이 맞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니스프리로 왔습니다. 아이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저는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이름의 돌코롬 크림 커피를 주문해 보았습니다.
첫맛은 미숫가루와 비슷하다 싶었는데, 먹을수록 카페인이 강한지 가슴이 두근두근해져서 다 마시지 못했습니다.
2번째 간식 : 토토 아뜰리에 작품
아이가 좋아하는 만들기를 할 겸, 사진도 찍어줄 겸 방문한 토토아뜰리에입니다. 이번 메뉴는 분자요리였습니다. 아이는 작품활동을 열심히 한 후 두 개만 먹고 나머지는 엄마와 아빠가 먹어치웠습니다.
점심 겸 저녁 : 달고기네 은갈치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기 전, 늦은 점심 겸 저녁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있는 식당을 검색하다가 이 집을 찾았는데, 네이버에 보니 은갈치조림과 달고기 구이가 세트메뉴로 있습니다.
엄마 아빠는 매콤한 갈치조림이 먹고 싶고, 아이는 매운 조림을 먹지 못하니 생선구이를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달고기까지 있으니 가서 먹어보자 하며 간 곳입니다.
막상 도착하니 네이버 플레이스에 나온 메뉴와 실제 저희가 받은 메뉴판이 달라 잠시 당황했습니다. 여쭤보니 아직 업데이트가 안 되었다고 하십니다. 다른 식당을 다시 찾아 자리를 옮길 시간 여유는 없었습니다.
매운 것을 못 먹는 아이 입맛이 우선이니 갈치구이 3인분을 주문해야 하나 우왕좌왕하다가 사장님과 상의하여 갈치조림 2인, 갈치구이 1인을 주문하였습니다.
기대했던 달고기구이도 먹을 수 없고, 손님이 많은 것도 아닌데 음식이 나오기까지 너무 걸리고,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는 시간이 점점 다가와 불만이 쌓여가던 차에 음식이 나왔습니다.
나온 음식을 보니 솥밥이어서 시간이 오래 걸렸던 듯합니다. 마음이 급해서 사진 한 장 못 찍고 후다닥 먹었습니다.
솥밥이다 보니 밥 자체도 맛있고, 갈치요리들도 맛있었습니다. 먹으면서 바다 구경도 할 수 있습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편안히 즐기며 먹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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