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해 결심이라는 걸 합니다. 이 책에서도 언급하듯이 금연, 다이어트가 1순위로 종종 거론되지요. 그만큼 모두가 해내고 싶고, 해내기 어려운 일이 금연과 다이어트입니다. 저는 흡연을 하지 않으니 금연의 어려움은 잘 모르겠지만, 주변의 사례를 보면 금연이 꼭 필요한 질환을 가지고 있어도 담배를 끊기 어려워합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겠지요. 저를 비롯한 많은 여성분들이 다이어트를 매일 하고, 매일 실패하는 것과 비슷한 걸까요. 아름다운 몸매를 갖고 싶지만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으니까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아름다운 몸매에 대한 욕구는 사라집니다. 하루하루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 많고, 스트레스에 치이고, 느긋하게 식사를 하기보다는 시간이 날 때 빨리 먹어치우게 됩니다. 자극적인 음식이 당기고, 많이 먹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몸에 딱 붙는 예쁜 옷에는 딱히 관심도 가지 않게 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을 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몸이 조금만 더 가벼우면 피곤하지 않을 것 같고, 밖에 나가 아이를 챙길 때에도 군살을 가려주는 길고 넉넉한 옷 대신 움직임을 편안하게 하는 옷을 입을 수 있겠지요. 살이 쪄서 피곤하고, 피곤하니 짜증이 나는 상황이 더는 없을 것만 같아집니다.
새해가 된 지는 이미 3주가 지났지만, 한번 다이어트에 대해 검색해 보았습니다. 제가 주로 책을 보는 밀리의 서재에도 다이어트에 관한 책이 많이 있었어요. 그중 제 눈에 들어온 책이 있습니다. '마흔의 다이어트는 달라야 한다'.
이제 곧 마흔이 될, 이미 마흔이 된, 혹은 마흔을 갓 넘은 사람들을 유혹하는 문구입니다. 심지어 텔레비전에서 많이 보았던 전문가 오한진 박사가 저자라고 하니 내용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이제는 숨이 헉 막힐 만큼 핫한 몸매를 가진 20~30대 여성들의 다이어트 비법이 와닿지 않는 나이가 되었거든요. 그들의 몸매가 부럽긴 하지만, 따라 하기에는 현실이 녹록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서 찌게 되는 살을 소위 나잇살이라고 표현합니다. 10대, 20대 때와 같은 양, 혹은 더 적은 양을 먹는데도, 그때보다 더 많이 움직이는 것 같은데도 살이 찌는 것을 나잇살이라고 하지요.
가볍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책이지만, 내용은 가벼우면서도 알찹니다. 그동안 여기저기서 주워 들었던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들, 이런저런 식단들이 모두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말이 소개이지 그대로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한때 유행했던 다이어트 식단이나 방법을 소개하지만, 그것이 왜 결국은 요요로 이어지는지도 상세히 설명해줍니다.
읽어 내려가다 보면 대학 시절 공부했던 영양소와 호르몬에 대해서도 나옵니다. 다이어트와 연관되어 설명해주니 좀 더 머리에 잘 들어오는 기분이 듭니다. 그 당시 이 책이 있었다면 도움이 되었을 것 같았다며 아쉬워하고 보니 2014년에 발간된 책입니다. 대학교에 다닐 땐 만나지 못했겠군요. 아마 마흔 살의 다이어트라고 해서 보고도 안 읽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책 표지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2주 만에, 4주 만에 완성되는 다이어트란 세상에 없습니다. 유명한 연예인 누구누구의 비법이라고 소개되는 다이어트들이 있지만 일반인들이 따라 하기 힘들뿐더러, 그들도 평생 그렇게 먹고살 수는 없습니다. 연예인으로서, 화면에 보이는 직업이기에 혹독해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 책에서 저자는 평생을 건강하게, 날씬하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방법이라고는 하지만 타이트한 식단이나, 힘든 운동을 권하지 않습니다. 서서히 먹는 양을 줄이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라고 합니다. 적당한 운동이라고 해서 러닝머신 위에 올라가 걸으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평소 움직임을 늘리는 방법을 권합니다. 과한 운동은 과식을 하게 하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까요. 특히 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힘들게 운동하고 단 음료수를 마시느니 차라리 앉아서 뜨개질을 하는 게 낫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자의 독단적인 의견이 아니라 2009년 타임지에 실린 글을 인용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과다한 식욕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특히 30대를 넘어 40대가 되면 일과 육아만으로도 지치는데 시간을 따로 내어 운동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아도 시원한 맥주와 짭짤한 안주가, 혹은 커피와 다디단 디저트가 당기는데 운동까지 한다면 그것들이 더욱 먹고 싶어 지겠죠.
눈으로 보이는 몸, 그 몸은 신체 내부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날씬한 몸매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단순히 먹는 양을 줄인다고 해서 살이 빠지진 않습니다. 운동을 열심히 해도 많이 먹으면 살이 빠지지 않습니다.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하며, 그 먹은 것이 어떻게 지방이 되어 축적되는지, 반대로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영양소가 필요한지에 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번 언급되는 내용은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내용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그 결과로 비만이 초래되는 것을 저자는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풀어 설명해줍니다. 무조건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강요하지 않고 평소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말해줍니다.
처음엔 제목 그대로 나이 든 사람은 어떻게 다이어트 방법에 대해 알고 싶어 읽게 된 책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몸뿐 아니라 생활습관을 바르게 할수록 도와주고 마음까지 다독여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식단과 운동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건강한 몸과 마음을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할 때 읽으면 도움이 되어줄 것입니다.
책을 읽는 건 단순히 지식을 쌓기만을 위함이 아니라는 걸 요즘 깨닫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제가 당장 영양가가 풍부한 밥상을 차려낼 자신은 없고, 달콤한 믹스커피 한 잔을 포기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앉고 싶고, 눕고 싶을 때 스트레칭 한 번 더 하고, 식사를 할 때 채소반찬을 한 입 더 먹게 되는 것, 평소라면 잘 견뎌내기 어려웠을 스트레스를 좀 더 쉽게 풀어낼 수 있는 게 독서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생활이 오래가지 않겠지요. 그러면 또 책을 한번 더 읽으면 됩니다.
한동안 미라클 모닝을 읽고 아침 6시에 일어났었는데, 겨울에 접어들면서 침대에서 나오기가 너무 어렵네요. 다시 한번 그 책을 읽어야 할 때가 되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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